법인세, "회사가 내는 세금"이라는 말만 믿고 있진 않으신가
1인 법인을 새로 낸 대표님들과 상담하다 보면 열에 여섯은 같은 오해를 하고 있다. "법인세는 회사 이익에서 알아서 빠져나가는 세금 아니냐"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히는 아니다. 법인세는 회사의 통장 잔고가 아니라 '세법상 소득금액'에 매겨지고, 그 금액은 회계장부상 순이익과 다를 때가 훨씬 많다. 호텔 재무팀에서 결산을 담당하던 시절, 손익계산서상 적자인데도 법인세를 낸 해가 있었다. 접대비 한도초과액 같은 손금불산입 항목 때문이었다. 오늘은 이 지점부터 짚어보려 한다.

법인세란 정확히 무엇인가
법인세는 법인이 한 사업연도 동안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국가에 내는 세금이다. 여기서 핵심은 '소득'이지 '매출'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출 10억 원인 회사도 비용을 다 빼고 나면 소득이 1억 원일 수도, 마이너스일 수도 있다. 법인세는 이 소득금액, 그중에서도 세무조정을 거쳐 확정된 '과세표준'에 부과된다.
과세표준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결산서상 당기순이익에서 출발해 익금산입·손금불산입 항목을 더하고, 손금산입·익금불산입 항목을 뺀다. 접대비 한도초과, 감가상각비 한도초과, 벌금·과태료 같은 항목이 대표적인 손금불산입 사례다. 여기에 이월결손금과 비과세소득, 소득공제를 추가로 차감하면 최종 과세표준이 나온다.
회계상 이익과 세무상 과세표준이 다른 이유의 8할은 '손금불산입' 항목 때문이다. 결산 전에 접대비, 감가상각, 대손충당금 처리를 미리 점검해두면 예상치 못한 세액 증가를 막을 수 있다.
법인세는 누가 내는 세금인가
납세의무자는 원칙적으로 법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구분이 있다.
- 영리내국법인: 국내에 본점을 둔 주식회사, 유한회사 등. 국내외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낸다.
- 비영리내국법인: 학교법인, 종교단체 등. 수익사업에서 생긴 소득에 한해 과세된다.
- 외국법인: 국내에 지점이나 고정사업장을 둔 외국계 법인.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세가 아니라 종합소득세를 낸다. "우리 가게도 사업자등록증이 있으니 법인세 대상 아니냐"고 묻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자등록의 형태가 개인사업자냐 법인사업자냐에 따라 적용되는 세목 자체가 다르다. 개인사업자는 대표자 개인의 다른 소득과 합산해 6~45% 누진세율의 종합소득세를 내고, 법인은 법인 명의로 별도의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법인세를 낸다.
대표자 급여, 이중과세는 아닌가
법인 대표는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고, 이 급여에는 근로소득세가 부과된다. 동시에 법인은 그 급여를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아 과세표준을 줄일 수 있다. 즉 법인세와 대표자의 근로소득세는 서로 다른 소득에 부과되는 별개의 세금이지, 같은 소득에 두 번 과세하는 구조가 아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월급을 얼마로 책정할지"가 절세 전략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2026년 기준 법인세율, 얼마나 바뀌었나
2025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법인세율이 전 구간 1%포인트씩 인상된다. 2023년에 한 차례 인하됐던 세율을 2022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조치다. 이 인상은 신고 시점이 아니라 소득이 발생한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적용되므로, 12월 결산법인이라면 2026사업연도(2027년 3월 신고)부터 실제로 체감하게 된다.
| 과세표준 구간 | 2025사업연도까지 | 2026사업연도부터 |
|---|---|---|
| 2억 원 이하 | 9% | 10% |
| 2억 초과 ~ 200억 이하 | 19% | 20% |
| 200억 초과 ~ 3,000억 이하 | 21% | 22% |
| 3,000억 초과 | 24% | 25% |
※ 표는 법인세(국세) 기준이며, 실제 부담 시에는 법인세액의 10%에 해당하는 지방소득세가 별도로 붙는다. 성실신고확인대상 소규모법인 등 특례 적용 대상은 구간과 세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결산 전 반드시 최신 고시로 재확인해야 한ㄴ다.
과세표준 5억 원 법인, 실제 계산은 이렇다
과세표준 5억 원인 법인을 2026사업연도 기준으로 계산해보자. 5억 원 전체에 20%를 곱하는 게 아니라 구간별로 나눠 계산한다.
- 2억 원까지: 2억 원 × 10% = 2,000만 원
- 2억 초과 ~ 5억 원(3억 원): 3억 원 × 20% = 6,000만 원
- 합계 법인세(국세): 8,000만 원
- 지방소득세(10%) 포함 총 부담: 8,800만 원
같은 과세표준을 2025사업연도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세 7,500만 원, 지방세 포함 8,250만 원이다. 세율이 1%포인트씩 오른 것뿐인데 이 구간에서만 총 부담이 약 550만 원 늘어난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법인일수록 이 차이를 가볍게 보고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결산 시뮬레이션을 미리 돌려보지 않으면 자금 계획에 구멍이 생긴다.

개인사업자와 무엇이 실질적으로 다른가
세율 구조만 보면 법인세 최저구간(10%)이 종합소득세 최저구간(6%)보다 높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 체감 부담은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개인사업자는 소득 전체가 대표자 한 사람의 소득으로 잡혀 누진세율을 그대로 적용받지만, 법인은 대표자 급여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 소득 자체를 낮추고, 남은 이익에만 법인세를 매긴 뒤 배당이나 급여로 개인에게 옮길 때 별도로 과세하는 구조다. 소득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법인 전환을 검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고와 납부는 언제인가
법인세는 사업연도 종료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12월 결산법인이면 다음 해 3월 말까지다. 신규 설립 법인은 설립등기일부터 12월 31일까지를 첫 사업연도로 보고, 이듬해 3월 31일까지 첫 신고를 한다. 사업연도 중간에는 중간예납 제도가 있어, 1년치 세금을 한 번에 납부하는 부담을 나눠 낼 수 있다.
필자가 실무에서 강조하는 것
15년 넘게 결산과 세무조정을 다뤄보면서 확실하게 느낀 게 있다. 법인세는 12월 31일에 갑자기 결정되는 세금이 아니라, 1년 내내 쌓인 회계처리의 결과물이다. 접대비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감가상각을 어떤 방식으로 잡았는지, 대표자 급여를 얼마로 책정했는지가 전부 과세표준에 반영된다.
이 중에서도 소규모 법인 대표님들께는 두 가지를 명확히 권한다. 첫째, 결산 두 달 전에는 예상 과세표준을 한 번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이 세금계산서를 정리하는 것보다 우선이다. 둘째, 2026년 세율 인상 구간에 걸쳐 있는 회사라면 지금부터 대표자 급여 조정이나 세액공제 항목 점검을 시작하는 편이 결산 직전에 몰아서 검토하는 것보다 확실히 유리하다.

정리하며
법인세는 매출이 아니라 세무조정을 거친 소득금액에 부과되며, 납세의무자는 법인 그 자체다. 개인사업자의 종합소득세와는 세율 구조도, 과세 방식도 다르다. 2026년부터는 전 구간 세율이 1%포인트씩 오르므로, 특히 과세표준 2억~200억 구간에 걸친 중소법인이라면 지금 시점에 미리 결산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