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거래처 중 한 곳인 지방 소재 리조트 운영법인 재무팀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부장님, 저희 올해 리모델링 때문에 상반기 매출이 반토막 났는데, 그래도 작년 세액 기준으로 중간예납 내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려면 중간예납 제도의 계산 구조를 알아야 하고, 특히 2026년은 예년과 판단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다. 법인세율이 구간별로 1%p씩 오르면서,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율 자체가 달라지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법인세 중간예납, 무엇을 왜 미리 내는가
법인세 중간예납은 사업연도가 6개월을 초과하는 내국법인이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6개월간(12월 결산법인 기준 1월 1일~6월 30일)을 중간예납기간으로 삼아, 한 해 법인세의 일부를 미리 신고·납부하는 제도다. 12월 결산법인이라면 이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2개월 이내, 즉 매년 8월 31일까지가 신고·납부 기한이다. 2026년은 8월 31일이 월요일이라 기한 연장 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중간예납은 세금을 더 걷는 제도가 아니라 1년치 법인세를 두 번에 나눠 내는 것에 가깝다. 지금 낸 금액은 내년 3월 확정신고 때 기납부세액으로 전액 공제된다. 다만 세 부담의 총량은 같아도, 지금 자금을 얼마나 묶어두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 부분이 실무에서 CFO들이 가장 신경 쓰는 지점이다.

누가 신고 대상이고, 누가 면제되는가
사업연도가 6개월을 초과하는 내국법인은 원칙적으로 모두 대상이다. 국세청이 지난 8월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간예납 대상 법인은 약 54만 5천 개로 전년보다 1만 7천 개 늘었다. 다만 다음의 경우는 신고 의무가 없다.
- 해당 사업연도에 신설된 법인 (최초 사업연도)
-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이 없는 법인이면서, 중간예납기간 중 휴업 등으로 수입금액이 없는 것으로 세무서장이 확인한 경우
- 해산등기 후 청산 중인 법인
- 사업연도가 6개월 이하인 법인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은 "직전 사업연도에 결손이 났으니 안 내도 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다. 결손법인은 신고 의무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직전연도 기준 계산이 불가능하므로 반드시 가결산 방식으로 계산해야 하는 쪽에 해당한다.
계산 방식 두 가지, 그리고 2026년의 결정적 차이
중간예납세액을 계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을 기준으로 절반을 내는 방법(원칙, 고지서 방식), 다른 하나는 올해 상반기 실적을 실제로 결산해서 계산하는 가결산 방식이다.
① 직전 사업연도 기준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중간예납세액 = (직전연도 산출세액 + 가산세 − 감면세액 − 원천납부세액 − 수시부과세액) × 1/2
이 방식은 세무서가 산정한 고지서 금액을 그대로 납부하면 되므로 결산 부담이 없다. 중요한 점은, 올해 세율이 올랐더라도 이 방식을 선택하면 작년에 이미 확정된 산출세액이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즉 인상 전 세율로 계산된 작년 세액의 절반을 그대로 낸다.
② 가결산 방식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을 실제로 결산해서 계산하는 방식이다. 상반기 과세표준을 1년 기준으로 환산한 뒤 세율을 적용하고, 다시 6개월분으로 축소하는 구조다.
중간예납세액 = [(상반기 과세표준 × 12/6) × 법인세율] × 6/12 − 공제·감면세액
2026년부터 법인세율이 전 구간 1%p씩 인상되어 2억 원 이하 10%, 2억 초과~200억 이하 20%, 200억 초과~3천억 이하 22%, 3천억 초과 25%로 바뀌었다(지방소득세 10% 별도). 가결산 방식을 선택하면 바로 이 인상된 세율이 적용된다. 여기서 예년과 다른 판단 기준이 생긴다. 지금까지는 "상반기 실적이 나빠졌으면 무조건 가결산이 유리하다"는 공식이 대체로 맞았지만, 올해는 실적 감소 폭이 세율 인상분을 상쇄할 만큼 큰지 실제로 두 방식을 계산해서 비교해야 정확한 판단이 나온다.

실제 사례로 보는 선택 기준
앞서 언급한 리조트 운영법인 사례로 돌아가 보자. 이 회사는 작년(2025 사업연도) 산출세액이 8,000만 원이었다. 직전연도 기준으로 신고하면 중간예납세액은 4,000만 원이다.
반면 올해는 리모델링으로 3개월 가까이 객실 영업을 중단하면서 상반기 과세표준이 1억 2천만 원까지 줄었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2억 4천만 원이 되고, 여기에 인상된 세율을 적용하면 2억 원까지는 10%(2,000만 원), 나머지 4천만 원에는 20%(800만 원)가 붙어 산출세액은 2,800만 원이 된다. 이를 다시 6개월분으로 축소하면 1,400만 원이 나온다.
직전연도 기준 4,000만 원과 가결산 기준 1,400만 원. 세율이 올랐음에도 이 회사는 가결산을 선택하는 쪽이 하반기 자금 부담을 2,600만 원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15년 넘게 숙박업 재무를 다루면서 확인한 바로는, 리모델링·비수기 확장·신규 지점 오픈 등으로 상반기 실적이 일시적으로 꺾이는 숙박·서비스업 법인일수록 가결산 방식의 실익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세액이 크다면, 분납도 검토해야 한다
중간예납세액이 1천만 원을 초과하면 분납이 가능하다. 세액이 2천만 원 이하면 1천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2천만 원을 초과하면 세액의 50% 이하를 나눠 낼 수 있다. 분납 기한은 본 납부기한이 지난 날로부터 일반기업은 1개월(2026년은 9월 30일), 중소기업은 2개월(2026년 기준 10월 31일이 토요일이므로 11월 2일)이다. 다만 분납은 신청이 아니라 신고서 작성 시 분납할 세액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처리되므로, 세무대리인과 미리 상의해 신고서에 반영해야 한다.
참고로 국세청은 고환율·고유가, 특정 유통업체 관련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약 4만 개에 대해 납세자 신청 없이 납부기한을 8월 31일에서 11월 2일로 직권 연장한다고 밝혔다. 해당 여부가 궁금하다면 관할 세무서나 국세상담센터(126)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무신고·과소신고 가산세는 없지만, 납부할 세액을 기한 내 내지 않으면 하루 단위로 납부지연가산세(미납세액 × 미납일수 × 0.022%)가 붙는다. "고지서 안 왔으니 안 내도 되겠지"라는 판단은 금물이다.

정리하며
중간예납은 세금을 줄여주는 절세 제도가 아니라 납부 시점을 나누는 제도다. 그래서 어느 방식을 택하든 내년 3월 확정신고에서 정산되며 최종 세 부담은 같다. 다만 실무에서 재무팀이 실제로 챙겨야 할 것은 이 부분이다.
상반기 실적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었다면, 결산 작업 없이 고지서 그대로 내는 직전연도 기준이 대부분의 법인에게 합리적이다. 굳이 세무조정 비용을 들여 가결산을 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상반기에 일시적 요인(리모델링, 신사업 초기 투자, 업황 부진 등)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세율 인상분을 감안하더라도 가결산 방식이 하반기 자금 흐름에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관건은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두 방식을 계산기로 돌려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