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마감 회의 때마다 나오는 그 질문
재무팀에서 15년 넘게 일하면서 4월과 7월, 10월과 1월마다 똑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이번 달에 부가세 신고 대상 맞나요?" 신입 회계 담당자뿐 아니라 소규모 법인을 직접 운영하시는 대표님들도 헷갈려 하시는 부분입니다. 개인사업자 시절의 감각으로 법인을 운영하다가 예정신고를 통째로 빠뜨리는 사례를 실무에서 여러 번 봤습니다. 오늘은 법인사업자가 정확히 언제, 몇 번, 어떤 기준으로 부가세 신고 대상이 되는지를 실무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법인은 무조건 1년에 4번 신고합니다
부가가치세법상 법인사업자는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일반과세자로 분류되고, 과세기간이 예정신고기간과 확정신고기간으로 나뉘면서 결과적으로 연 4회 신고 의무가 발생합니다.
- 1기 예정신고: 1월~3월 실적, 4월 25일까지 (2026년은 25일이 토요일이라 4월 27일까지)
- 1기 확정신고: 4월~6월 실적(예정신고 납부세액 차감), 7월 25일까지 (2026년은 27일까지 연장)
- 2기 예정신고: 7월~9월 실적, 10월 25일까지
- 2기 확정신고: 10월~12월 실적, 익년 1월 25일까지
개인 일반과세자는 연 2회(확정신고만) 의무이고 중간에는 예정고지로 대체되는 것과 비교하면, 법인은 신고 의무 자체가 2배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개인사업자처럼 예정신고를 건너뛰면 무신고가산세 대상이 됩니다.
단, 예정신고 대신 '예정고지'로 끝나는 법인도 있습니다
모든 법인이 예정신고서를 직접 제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직전 과세기간(6개월) 공급가액 합계액이 1억 5천만원 미만인 소규모 법인은 예정신고 의무 없이, 국세청이 보내는 예정고지서에 따라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를 납부하면 됩니다. 이때 고지세액이 50만원 미만이면 아예 고지 자체가 생략됩니다.
실무 팁 하나를 드리면, 예정고지 대상이라도 매출이 급감했거나 매입이 많아 환급이 예상되는 분기라면 예정고지를 취소하고 직접 예정신고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관리하던 한 법인은 설비 투자로 매입세액이 커진 분기에 예정고지 대신 예정신고를 선택해 조기환급으로 약 3주 먼저 환급금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예정고지 금액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다, 그 분기 실적을 먼저 확인하는 습관이 자금 흐름에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신규 설립 법인은 예외 없이 예정신고
1월~3월 사이에 새로 설립된 법인은 직전 과세기간 실적 자체가 없기 때문에 예정고지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소규모 법인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반드시 예정신고서를 직접 작성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창업 초기 법인에서 이 부분을 놓쳐 무신고가산세를 맞는 경우를 실무에서 종종 봤는데, 대부분 "우리는 매출이 적어서 예정고지 대상인 줄 알았다"는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2026년 바뀐 부분, 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국세청 기준으로 2026년 1월 1일 거래분부터 실물 거래 없이 발급·수취한 세금계산서(가공세금계산서)에 대한 가산세율이 3%에서 4%로 인상됐습니다. 또한 사업장 실체가 의심되는 경우 세무서가 임대차계약서 등 증빙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이 정비됐습니다. 아직 세부 시행 지침이 유동적인 부분이 있어 확정 전 사항으로 안내드리며, 평소 임대차계약서와 사업장 사진 등 증빙을 정리해두시는 것을 권합니다.
계산 예시를 하나 들면, 매출세액 1,000만원 중 500만원 상당의 매입세금계산서가 실물 거래 없이 발급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2025년 기준으로는 가산세 15만원(3%)이었다면 2026년 기준으로는 20만원(4%)으로 늘어납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여도, 가공세금계산서는 취소해도 가산세가 소멸되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훨씬 더 중요한 리스크입니다.

정리: 우리 법인은 어디에 해당할까
실무에서 상담을 받다 보면 결국 질문은 하나로 귀결됩니다. "그래서 우리 법인은 신고서를 직접 써야 하나, 고지서만 기다리면 되나."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 직전 6개월 공급가액이 1억 5천만원 이상이면 → 4회 모두 직접 신고
- 1억 5천만원 미만이고 신규 설립이 아니면 → 예정신고는 고지서로 대체, 확정신고 2회만 직접 신고
- 1~3월 사이 신규 설립 법인이면 → 규모와 무관하게 예정신고 직접 진행
필자의 판단
15년간 여러 법인의 부가세 업무를 지켜본 입장에서 정리하면, 소규모 법인이라도 예정고지만 믿고 매 분기 실적을 확인하지 않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닙니다. 예정고지 금액이 실제 그 분기 매출·매입 상황과 맞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고, 이 차이는 결국 확정신고 때 한꺼번에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특히 매입세액이 커지는 투자 분기에는 예정고지를 그대로 받기보다 예정신고로 전환해 조기환급을 받는 편이 대부분의 소규모 법인에 유리합니다.
또한 2026년부터 가공세금계산서 가산세가 강화되고 사업장 실체 확인이 까다로워진 만큼, 신고 대상 여부를 챙기는 것 못지않게 증빙 관리 자체를 분기 단위로 습관화하는 것을 권합니다. 신고 기한만 지키고 증빙이 부실하면 나중에 더 큰 리스크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