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사내 강연을 진행한 외부 강사에게 강연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부서와 실랑이가 있었다. 강사는 "계약서에 100만 원이라고 적었는데 왜 967,000원만 들어왔냐"고 항의했고, 담당자는 "저희도 규정대로 뗀 것"이라고만 답했다. 결국 재무팀으로 문의가 넘어왔는데,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벌어진다.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하나다. 원천징수가 뭔지, 왜 떼는지, 얼마를 떼는 게 맞는지 어느 쪽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것.
이 글에서는 원천징수의 개념부터 대상, 세율, 실제 계산까지 실무 기준으로 정리한다.

원천징수란 무엇인가
원천징수(源泉徵收)는 소득을 지급하는 쪽이 소득세를 미리 떼서 국가에 대신 납부하는 제도다. 소득자가 나중에 직접 신고·납부하는 대신, 돈을 주는 사람(원천징수의무자)이 세금을 먼저 걷어가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세원을 미리 파악하고 탈루를 막을 수 있고, 소득자 입장에서는 목돈으로 세금을 낼 부담을 나눠서 지는 효과가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왜 내 돈에서 마음대로 떼 가느냐"는 오해가 자주 생긴다. 원천징수는 세금을 더 걷는 게 아니라, 어차피 낼 세금을 미리 나눠 내는 것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누가 원천징수를 해야 하나
원천징수 의무자는 소득자가 아니라 돈을 지급하는 사람(사업자·회사)이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원천징수 의무가 생긴다.
-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회사 (근로소득)
- 프리랜서·외주 인력에게 용역비를 지급하는 사업자 (사업소득)
- 강연료·원고료 등을 지급하는 경우 (기타소득)
- 이자·배당을 지급하는 금융기관 (이자·배당소득)
- 퇴직금을 지급하는 회사 (퇴직소득)
여기서 실무자들이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다. 개인이라도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고 인력을 쓴다면 원천징수 의무자가 된다. "우리는 작은 개인사업자라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원천징수를 누락했다가, 나중에 가산세를 물게 되는 경우를 실무에서 여러 번 봤다.
소득 종류별 원천징수 세율
같은 100만 원을 지급해도 소득의 종류에 따라 떼는 금액이 다르다. 아래는 2026년 기준으로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유형이다.

사업소득 (프리랜서 용역비 등) - 3.3%
강사료가 아닌 계속·반복적 용역(디자인 외주, 컨설팅, 과외 등)은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어 3.3%(소득세 3% + 지방소득세 0.3%)를 뗀다. 100만 원을 지급하면 33,000원을 떼고 967,000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강사료 사례가 정확히 이 케이스였다.
기타소득 (일회성 강연료·원고료 등) - 8.8%(실효세율)
일회성이거나 우발적인 강연·원고 등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지급액의 6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주고, 나머지 40%에 대해 22%(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2%)를 원천징수한다. 결과적으로 지급액 기준 실효세율은 8.8%가 된다. 100만 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과세표준 40만 원 × 22% = 88,000원이 원천징수액이다.
근로소득 (직원 급여) - 간이세액표 적용
직원 급여는 정률이 아니라 국세청이 고시하는 간이세액표에 따라 부양가족 수와 급여 수준별로 다르게 떼고, 다음 해 2월 연말정산으로 정산한다. 매달 떼는 금액은 어디까지나 가결산일 뿐, 실제 확정 세액은 연말정산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원천징수를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원천징수의무자가 세금을 떼지 않고 전액 지급했거나, 뗀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붙는다. 국세청 자료(국세청, 2025년 기준 원천징수 안내)에 따르면 미납부가산세는 미납세액의 3%에, 경과일수에 따른 이자 성격의 가산세가 추가로 붙는 구조다. 실무에서는 "어차피 소득자가 나중에 종합소득세로 신고할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천징수 의무는 소득자의 신고 여부와 별개로 지급자에게 있는 의무라서 이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담당했던 한 거래처는 프리랜서 외주비를 1년간 원천징수 없이 전액 지급했다가, 세무조사에서 가산세만 수백만 원이 추가된 사례가 있었다.
소득자 입장에서 알아둘 것 - 지급명세서와 종합소득세 신고
원천징수를 당한 소득자는 이미 세금을 냈다고 끝이 아니다. 사업소득·기타소득은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 미리 뗀 원천징수세액을 기납부세액으로 공제받고 정산한다. 즉 원천징수는 '선납'이지 '완납'이 아니다. 소득이 적은 프리랜서라면 오히려 환급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신고를 안 해서 환급을 놓치는 사람을 실무에서 꽤 봤다.

결론 - 실무 판단
정리하면, 원천징수는 소득 종류에 따라 세율이 다르고, 의무는 지급자에게 있다. 실무 경험상 다음 두 가지는 명확히 말할 수 있다.
첫째, 프리랜서와 거래하는 소규모 사업자·개인이라면 3.3%와 8.8%를 헷갈리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계속적 용역이면 3.3%, 일회성 강연·원고이면 8.8%로 구분해서 처리하는 것이 대부분의 실무 상황에 맞는 기준이다.
둘째, 원천징수를 당한 프리랜서라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반드시 챙기는 편이 유리하다. 특히 연간 소득이 크지 않다면 환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고를 생략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손해다.
* 세법 개정 사항 중 일부는 2026년 정기국회 논의 대상으로, 확정 전인 부분이 있을 수 있어 실제 신고 전에는 최신 고시 세율을 다시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